대부분의 사람에게 디자인은
겉치장이라 생각한다.
인테리어 장식, 커튼과 같이 말이다.
하지만 내게 디자인이란,
그것들과 거리가 멀다.
디자인은 인간이 만들어낸 창조물의
본질적 영혼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겹겹이 포장하며 드러나는 것이다.
-Apple의 창립자이자 21세기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
스티브 잡스가 이야기 하는 디자인은 한 번에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디자인은 외형을 좋게 보이게 만드는 것이라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류의 삶을 진일보시킨 사람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스티브 잡스 ( Steven Jobs )가 한 말이라면, 이를 이해하기 위해 한 번쯤은 노력해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저도 사업을 시작한지 얼마 안된 시점에는 디자인에 대해서 스티브 잡스가 한 말을 가볍게 생각하고 흘려들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구멍가게였던 사업을 어엿한 회사로 키우는 과정에서 잠이오지 않는 밤과 숙고의 시간을 거치며, 위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는데요.
스티브 잡스가 말한 디자인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게된 순간은, 대략 3년전에 이탈리아 로마로 여행을 가면서 였습니다.
그때당시 사업이 어느정도 잘 풀리고 있었지만, 뭔가 이상하게 걸리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매일 밤 침대에 누워서 무엇이 문제인지 고민하였지만, 명쾌한 해답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리프레쉬할겸 여행을 한번 갔다오자’라고 생각하고 이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이탈리아 로마로 비행기표를 끊고, 그날 바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한국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의 로마에 도착하니, 그 나라의 문화와 음식이 신기하였으며 이것들을 즐기는데 시간을 사용하였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어느날 창문 틈으로 따뜻하게 햇살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는, 밖으로 나가 잠깐동안 걸어보았습니다.
그렇게 걷다가 이상하게 저를 끌어당기는 건물이 하나가 있었고,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다 보니 저와 같이 그 건물에 걸어가는 사람들을 발견하였습니다.
먼저 걸어가던 사람들은 이상하게 건물 입구에 들어서서는 바로 앞으로 가지 않고 고개를 올려서 건물의 천장을 한참 동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왜 저렇게 행동하는지 너무나 궁금해서 발걸음을 재촉하였으며, 다음과 같은 광경을 보았습니다.
사진과 같은 광경을 보니, 저도 앞서 갔던 사람들 처럼 입구에서 발걸음을 한동안 움직이지 못하였습니다.
나중에 숙소에 와서 알았지만, 제가 방문했던 곳은 “판테온”이라는 건물이었습니다.
이 판테온의 건물을 보면서 느꼈던 감정이 정말로 이상하였습니다.
서울에 있을 때 수많은 호텔과 건물을 보았음에도 심지어 로마에서 많은 건축물을 보았지만, “판테온”을 보았을 때처럼의 감정을 느끼지 못하였습니다.
이런 상황에 호기심이 생겨서 판테온과 관련된 정보를 찾아보기 시작했으며, 6개의 논문과 3권의 디자인 책을 읽은 다음에 그 이유를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판테온은 서기 125년경 하드리아누스 황제가 “모든 신에게 바치는 신전“이라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세워진 것이었습니다.
사랑과 미의 여신인 아프로디테 · 지혜와 문명의 여신인 아테나 · 하늘의 신인 제우스에게 바치는 신전이라면, 평범한 사람이 건물에 들어서는 순간 경외심이 드는 것은 당연한 반응일 것입니다.
실제로 하드리아누스 황제도 신전에 들어서는 사람이 신전의 모습을 보고 굴복하기를 원하였으며, 이를 표현하기위해 판테온을 다음과 같이 지었는데요.
판테온 신전의 내부의 너비와 높이는 모두 43.4m로 완벽한 구의 형태를 하고있습니다.
완벽한 원을 상징하는 구의 형태로 신전을 구축한 이유는, 그때 당시 원이 가지고 있는 의미 때문이었는데요.
원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대 신화에 등장하는 ‘자기 꼬리를 물고 있는 뱀’인 우로보로스를 알아야합니다.
고대에서 우로보로스 의미하는 바는 무한한 순환을 의미하는 동시 “완전함”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우로보로스의 사진을 보면, 우로보로스가 자신의 꼬리를 물고 있는 모습이 마치 원을 연상하게 생겼습니다.
그렇기에 고대에서 원의 의미를 무한한 순환인과 동시에 완전함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의미를 사용하였습니다.
판테온 신전에서도 이런 원형의 의미를 가지고, 너비와 높이가 모두 43.4m인 완벽한 구의 형태를 가진 신전을 만들었습니다.
아울러, 건물의 천장은 돔의 형태로 제작이 되었는데요.
돔 천장 중앙에는 오쿨루스라는 작은 구멍이 있으며, 이곳으로 판테온 내부에 빛이 들어오며, 이는 판테온만의 ‘태양’을 만들어내 신전내부를 비추고 있습니다.
요리에서 “재료가 5할 이상이다”라는 말처럼, 위와같이 판테온의 경의로운 신전을 건축하기 위해서는 그에 뒷받침되는 건축재료가 동원되었습니다.
4,535톤이 되는 돔을 지탱하기위해, 돔 아랫부분은 돌 중에서도 단단하고 튼튼한 현무암을 섞어 기반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현무암은 무게가 많이 나가기에 돔의 윗부분에 사용하면, 돔의 전체적인 무게가 증가하고 이렇게 된다면 돔 전체가 무너질 수도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돔 윗부분으로 올라갈수록 콘크리트의 현무암의 비율을 줄여나가며 돔의 천장부분을 만들었습니다.
아울러, 돔의 무게를 더 줄이기 위해 안쪽 벽면을 사각형 모양을 파놓았으며, 이 공간또한 판테온의 건축의 의미를 희석시키지 않기 위해 디자인하였습니다.
이밖에 판테온을 구성하는 모든 부분들이 “모든 신들에게 바치는 신전”이라는 의미를 달성하기 위해 설계되었기에, 처음 신전에 들어간 사람들 모두가 신전 앞에서 한동안 멈춰있던 것이었습니다.
위와 판테온과 같이 어떤 것을 구성하는 요소 하나하나가 핵심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설계된 것이 바로 스티브 잡스가 말하는 디자인인 것입니다.
아울러, 스티브 잡스가 말했던 디자인은 아몽소프트웨어가 디자인을 할 때 가지고 있는 철학입니다.
항상 저희는 어떤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핵심 목적을 정의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아직 프로젝트의 목적이 정해져있지 않다면, 시간이 오래걸리더라도 클라이언트님과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면서 이를 정의하는 일을 가장 먼저 합니다.
이렇게 정의된 프로젝트의 핵심 목적을 바탕으로 프로젝트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며, 프로젝트의 핵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모든 요소가 겹겹이 설계됩니다.
프로젝트에 사용하는 메인컬러, 폰트, 요소간의 간격, 텍스트, 이미지, 버튼의 크기, 라운드값 등을 설계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결과물을 냅니다.
처음에는 저희 아몽소프트웨어처럼, 핵심이유를 파악하고 이에 맞춰서 세부적인 부분 하나하나 디자인하는 회사가 없었습니다.
아무도 가본적이 없는 길이기에, 혼자 길을 걷는 동안은 스스로의 신념을 의심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까지 아몽소프트웨어가 달성한 성과들을 보니 의심을 거두고 확신으로 바꿔도 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아몽소프트웨어의 디자인 철학을 설명하는 글을 작성하였으며, 그동안 달성한 것들을 축하하며 지금의 자리로 오게해준 저희의 철학을 잊지 않기 위해 작성한 것이었습니다.
앞으로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아몽소프트웨어를 이용하시는 대표님 / 담당자님에게 최고의 프로젝트 결과물을 안겨드린다는 점을 장담드리며, 이만 글을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